
여름이지만 지난주부터는 낮에 선풍기를 틀지않아도 될만큼 시원하다. 다음주부터는 다시 더워진다고 하니 오랜만에 미뤄둔 산책을 갔다. 아무래도 여름이라 햇빛을 온전히 받는 등이 따갑다. 하지만 머릿 속에 저번 산책에서의 만개한 해바라기 꽃밭이 선명하여 열심히 걸어본다. 오랜만에 걷는 산책길은 이름 모를 잡초가 꽤 많이 영역을 차지하고 있었다. 벌레라도 있을까 조심스레 잡초 위로 발걸음을 옮긴다. 해바라기 꽃밭이 가까워질수록 마음은 점점 실망감으로 바뀐다. 해바라기는 꽃을 피우고나면 조금씩 시들기 시작한다. 몇 주 전에 이미 꽃이 피었기 때문에 지금쯤 시든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그 당연한 것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갖는것이 어찌 보면 허튼 욕심 같다. 무엇이든 영원한건 없는데 말이다. 간만의 산책길은 여러..

최고기온이 30도가 된 이후로 점심시간에는 산책을 잘 가지 않았다. 오늘은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린다고 한다. 문득 열린 창문을 보니 눈에 보이는 하늘이 새파랗다. 하늘을 잠시보다 간만에 점심 산책을 결심했다. 산책 중 짙은 초록색 나뭇잎을 가진 나무가 예뻐서 가까이서 사진을 찍어보았다. 햇빛은 뜨거워 그늘 아래 한참을 서있었다. 파란 하늘이 예뻐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가만 보면 만화 속 배경 같기도 하다. 밀짚 모자를 쓴 어린 친구가 시멘트길 위로 평화롭게 자전거를 타고 갈 것같다. 지난주쯤 왔을 땐 근처 해바라기 밭에 해바라기가 몇 송이 정도 피어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피어있다. 노란색 꽃잎을 가진 해바라기는 정말 예쁘다. 급하게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 나 혼자만 볼 수 없는 이 예쁜 해바라..

오후 12시부터 1시 사이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인다. 밥도 먹고 산책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책을 하다 산책길 입구에서 나팔꽃을 보았다. 돌틈에서 꾸역 꾸역 자란게 신기해서 한참을 쳐다보았다. 가까이서 본 모습은 정말 예뻤다. 꽃들은 어떻게 저런 예쁜 색을 가질 수 있을까? 한참을 나팔꽃을 쳐다보다 일어나서 걷다보니 해바라기 꽃밭에 해바라기가 피어 있는 것을 보았다. 여름이라는 것이 실감난다. 조그맣게 피어 있는 괭이밥도 보았다. 어렸을 때 친구들과 먹으며 놀았던 기억이 난다. 어렸을적 재밌게 가지고 놀았던 식물들이 크고 보니 생소하기도 하고 더 예뻐 보인다. 마냥 식물들을 보다 수업을 놓칠까봐 걸음을 옮겼지만 토실토실하게 자란 강아지풀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마음을 다 잡고 집에 왔건만 아..

어제 동네 사람들이 옥수수를 가져다 주셨다. 옥수수가 토실토실 참 달고 맛있어 보인다. 엄마는 아침 일찍 일어나 옥수수를 삶으셨다. 엄마는 옥수수를 까며 나에게 옥수수를 맛있게 삶는 법을 말씀해주셨다. " 내가 티비를 봤는데 어느 나라인지 모르겠어. 그 나라에서 옥수수를 잘 삶으려면 껍질을 다 까지 않고 삶더라고 " 나는 엄마가 옥수수를 깔 때마다 옆에서 몇 알씩 집어 먹었다. 지금 나오는 옥수수는 초당 옥수수라 맛이 아주 달았다. 이따금 엄마는 옥수수를 집어 먹는 나를 보며 말했다. "옥수수 맛있지? 나중에 남은거 또 해줄게 아가야" 조금 있음 30대인데.. 엄마는 옥수수를 삶은 후 옥수수 수염을 말려 따로 보관하신다. 건강에 신경을 잘 쓰는 편이라 옥수수 수염은 보관 후 치통에 사용한다고 하셨다. 엄..

우리 집 마당은 아빠가 가꾼 여러가지 꽃과 나무로 가득하다. 코플릿을 풀고 난 뒤 집중이 흩트러져 마당에 잠시 나갔더니 아빠가 키운 꽃이 활짝 펴 있는 것을 보았다. 꽃을 찍으려 카메라를 가져가니 어느샌가 뒤에 아빠가 와서 "거긴 뒤에 집이 비쳐서 안돼. 다른 곳에서 찍어야 예뻐" 라고 말하며 꽃을 손수 다른 곳으로 옮겨주셨다. 나는 여러 송이의 꽃을 찍는 것보다 하나의 꽃을 화면에 가득 담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찍는 모습을 유심히 본 아빠는 꽃은 전체로 찍어야 예쁘다며 손수 자신이 어떻게 찍는지 시범을 보여주셨다. 그렇게 나는 전체적인 꽃의 사진을 찍어보았다. 사진을 찍을 당시 전체로 찍는게 마음에 안들었다. 그런 마음이 사진에도 반영이 됐는지 사진은 영 이상하게 찍혔다. 나는 저 사진이 마음에 안든..